모진 풍파 3년...세계 항공업계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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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2001년),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크 침공(2003년).항공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19일 영국 햄프셔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판보로' 에어쇼가 열린 것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신문들은 지난 3년간 항공 업계가 어떤 풍파를 겪었는지를 일제히 분석했다.
지난 3년간 저가 항공사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으며,전통적인 항공사들은 고비용 구조로 인해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 저가 항공사 부상=최근 3년간 세계 비행기 탑승객 수(연 평균 16억명)는 매년 2.5%씩 줄었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들은 파격적인 운임을 무기로 이 기간에 오히려 번창했다.
유럽에서는 50여개 저가 항공사가 전체 항공 시장의 25%를 점령했다. 미국에서는 저가 업체들이 전국 노선의 70%를 취항하며 전체 시장의 11%를 차지했다.
이들의 성장 비결은 보유 비행기·고용 인원·각종 서비스의 최소화를 통한 '가격 공세'다.
미국 최대 업체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모든 국내선 편도 티켓을 1백달러 이하에 팔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2001년 비행기 2대로 출발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가 벌써 비행기 보유 대수를 18대로 늘리고,누적 탑승객 4백만명을 돌파했다.
<> 문제는 고비용 구조=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고전 중이다.
국제항공협회에 따르면 세계 항공 업계가 2001년부터 2년간 입은 손실은 총 3백10억달러로 이전 45년간 번 돈보다 많았다.
세계 항공 수요의 40%가 발생하는 미국의 경우 유나이티드항공이 파산신청을 했고 US에어웨이스는 2차 부도 위기다.
수요 감소와 경쟁 격화로 수입은 줄어든 반면 유가가 1년간 20% 뛰면서 비용 부담은 늘어난 결과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존 항공사들의 방만함에도 책임이 있다.
저가 항공사인 젯 블루의 데이비드 닐러먼 CEO는 19일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예전에는 경기가 회복되면 대형 항공사들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제는 구조가 아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전통 항공사들은 지난 90년대 말 호황 때 비행기 보유 대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임금을 일제히 끌어올려 고비용 구조를 초래했으며 지금도 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항공기 한 대를 띄우고 유지하는 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이 80명을 투입하는 반면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1백15명 이상을 투입한다.
<> 고효율·저비용으로 재편=향후 항공 업계의 키워드는 절약형 비행기 도입과 틈새 시장 개발이 될 전망이다.
브라질 항공기 제작업체인 엠브라엘은 빈 좌석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75~1백15석 규모의 중형 비행기를 개발,최근 1년간 2백73대를 주문받았다.
미국에서는 주요 공항에서 주말 여행객을 실어나르는 항공사(유나이티드에어 산하 테드)가 생기는 등 틈새 수요 발굴이 한창이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항공사들의 비용 절감 노력을 겨냥,연비를 20% 개선한 7E7과 한꺼번에 5백50명을 태울 수 있는 A380을 각각 제작 중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19일 영국 햄프셔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판보로' 에어쇼가 열린 것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신문들은 지난 3년간 항공 업계가 어떤 풍파를 겪었는지를 일제히 분석했다.
지난 3년간 저가 항공사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으며,전통적인 항공사들은 고비용 구조로 인해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 저가 항공사 부상=최근 3년간 세계 비행기 탑승객 수(연 평균 16억명)는 매년 2.5%씩 줄었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들은 파격적인 운임을 무기로 이 기간에 오히려 번창했다.
유럽에서는 50여개 저가 항공사가 전체 항공 시장의 25%를 점령했다. 미국에서는 저가 업체들이 전국 노선의 70%를 취항하며 전체 시장의 11%를 차지했다.
이들의 성장 비결은 보유 비행기·고용 인원·각종 서비스의 최소화를 통한 '가격 공세'다.
미국 최대 업체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모든 국내선 편도 티켓을 1백달러 이하에 팔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2001년 비행기 2대로 출발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가 벌써 비행기 보유 대수를 18대로 늘리고,누적 탑승객 4백만명을 돌파했다.
<> 문제는 고비용 구조=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고전 중이다.
국제항공협회에 따르면 세계 항공 업계가 2001년부터 2년간 입은 손실은 총 3백10억달러로 이전 45년간 번 돈보다 많았다.
세계 항공 수요의 40%가 발생하는 미국의 경우 유나이티드항공이 파산신청을 했고 US에어웨이스는 2차 부도 위기다.
수요 감소와 경쟁 격화로 수입은 줄어든 반면 유가가 1년간 20% 뛰면서 비용 부담은 늘어난 결과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존 항공사들의 방만함에도 책임이 있다.
저가 항공사인 젯 블루의 데이비드 닐러먼 CEO는 19일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예전에는 경기가 회복되면 대형 항공사들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제는 구조가 아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전통 항공사들은 지난 90년대 말 호황 때 비행기 보유 대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임금을 일제히 끌어올려 고비용 구조를 초래했으며 지금도 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항공기 한 대를 띄우고 유지하는 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이 80명을 투입하는 반면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1백15명 이상을 투입한다.
<> 고효율·저비용으로 재편=향후 항공 업계의 키워드는 절약형 비행기 도입과 틈새 시장 개발이 될 전망이다.
브라질 항공기 제작업체인 엠브라엘은 빈 좌석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75~1백15석 규모의 중형 비행기를 개발,최근 1년간 2백73대를 주문받았다.
미국에서는 주요 공항에서 주말 여행객을 실어나르는 항공사(유나이티드에어 산하 테드)가 생기는 등 틈새 수요 발굴이 한창이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항공사들의 비용 절감 노력을 겨냥,연비를 20% 개선한 7E7과 한꺼번에 5백50명을 태울 수 있는 A380을 각각 제작 중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