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 노조가 정유업계 사상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필수공익사업장 노조가,그것도 근로자들의 평균연봉이 7천만원을 넘는 고임금사업장 노조가 뚜렷한 명분도 없이 불법파업을 강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LG정유 노조는 임금 10.5%(기본급 대비) 인상,고용확대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주40시간 근무제,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지역발전기금 확보 등을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된데다 현행 4조3교대 방식은 야근이 많고 주42시간 근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주장의 경우는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요구가 최후의 수단인 파업까지 강행해야만 할 중대 사안이라고 공감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평균 연봉 7천1백60만원(회사측 자료)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중소기업근로자들이나 급증하는 회사부담엔 아랑곳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며 산업현장을 마비시키는 것은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란 비난을 면키 어렵다.

더구나 필수공익사업장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설 점거 및 가동 중단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조업 중단에 따른 타격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당장 하루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정유공장 특성상 가동률 회복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 이 회사가 승용차 버스 등의 연료유 30%를 비롯 나프타 등 각종 석유화학기초원료를 제공해온 만큼 에너지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정부는 명백한 불법인 이번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철도 지하철 등 궤도연대가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최대고비를 맞은 올 하투에서 불법파업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