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의 가동이 19일 전면 중단됐다.

회사측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며 즉각 검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회부 결정을 무시한 채 불법 파업을 벌이고 있는 데다 위험시설이 산재해 조기에 공권력이 투입될지는 미지수다.

LG칼텍스정유는 이날 오후 1시40분 핵심 공장이 멈춰서기 시작하면서 오후 5시20분에는 전 생산공정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일부 조종실을 점거하고 있던 노조원들도 생산시설에서 전원 철수, 이날 밤 늦게까지 공장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휘발유 등 국내 운송유 및 발전유의 30%를 공급하고 있는 LG정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우려하던 '에너지 대란'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노조가 공장 핵심 공정의 전원을 내리면서 다운스트림(하부 생산공정)의 가동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측이 전력 공급을 끊어 가동이 중단됐을 뿐 노조의 일부 시설 점거는 오히려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날 오후 3시께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위험시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데다 노조원들이 격앙돼 있어 경찰의 공장 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대형 사고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전경 3개 중대 4백여명을 회사 정문에 배치했다.

회사측은 "정유공장 특성상 일단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까지는 최소 5∼18일이 걸리며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의 제품은 응고가 되기 때문에 이를 복구하는데 추가로 7일 정도가 걸린다"고 밝혔다.

LG정유는 휘발유 등 국내 운송유 및 발전유 공급의 30%,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공급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 및 석유화학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영식 LG정유 생산담당 사장은 "이번 사태로 최소 6천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노조측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중질유 분해공정 조종실에서 철수하는 등 가동 중단 과정에서 이상이 있었을 경우 피해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정유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기는 1967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여수=최성국ㆍ김병일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