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19일 오전 재경부 간부회의는 물론 아시아·태평양보험학회(APRIA) 기조연설 등 이미 잡혀 있던 일정들을 전면 취소하고 사실상 잠적했다.

21일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도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19일 오후 과천 주변에는 이 부총리가 국민은행으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풍문이 강력하게 나돌았다.

또 이 부총리가 측근들에게 '자신이 경제 부총리를 맡고 싶어서 맡은 것이 아니라 도와 달라고 해서 수락했을 뿐이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심경을 피력했다는 것.

오후 늦게는 재경부 김광림 차관실에서 1급 간부들이 전원회의를 가진 점도 이 부총리 사임이 임박했다는 루머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풍문에 대해 재경부는 물론 청와대도 부인하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에서 나돌고 있는 이헌재 부총리 사임설은 근거없다고 밝혔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19일 오후 "이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없고 자문료를 공짜로 받은 것이 아니라면 문제되지 않는 사안"이라며 사임설을 일축했다.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 부총리가 경제정책 추진 과정에서 그 동안 청와대와 적지 않은 마찰을 빚었고,최근 경제 활성화 정책이나 언론정책,그리고 386에 대한 비판 등에 얽혀들면서 정권 실세들과 불편한 입장에 섰던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임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수진·안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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