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19일 오전 재경부 간부회의는 물론 아시아ㆍ태평양보험학회 기조연설 등 이미 잡혀 있던 일정들을 전면 취소했다.

이와 관련, 관가에서는 이 부총리가 국민은행으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풍문까지 강력히 나돌았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이날밤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만둘 때는 확실히 얘기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사의설을 일축했다.

국민은행으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것과 관련, "굉장히 기분 나쁘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나 언론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는데 문제를 다시 꺼낸 의도를 모르겠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특히 청와대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으면 시장경제가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잘못된 인식속에서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자문료 문제를 의도적으로 흘린 세력이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이어 현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시장경제를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가 논쟁이 있는데 완전 해프닝이다. 정치권이나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매달려 있는데 말이 안된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공직자 재산 백지신탁제도에 대해서도 "그 제도가 시행되면 당장 멀쩡한 사람도 그만둬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는 정책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정책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ㆍ안재석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