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눈앞에 다가왔다.

해수욕장과 수영장에서 햇빛에 피부를 태우겠다고 마음 먹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구릿빛 피부가 눈에 띄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햇빛에 무작정 피부를 노출시키는 것은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햇빛이 피부 노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햇빛은 또 눈 건강에도 나쁘다.

특히 섭씨 40도를 넘나들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에는 더욱 더 햇빛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휴가를 통해 스트레스가 풀리기보다 손상된 피부와 눈으로 인해 오히려 고민거리만 늘어날지도 모른다.

휴가철 피부 및 눈 관리요령을 소개한다.

◆ 햇빛은 피부의 적이다

태양이 강렬한 계절에는 햇빛 속 자외선 때문에 갖가지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 쉽다.

햇빛은 지구의 모든 생물이 존재하는데 필요하지만 피부에는 달갑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피부를 태워 검게 만들고 진피(眞皮)에 있는 탄력섬유를 퇴화시키며, 탄력섬유 자체를 감소시켜 주름을 만들고 노화를 일으킨다.

잘못 알고 있는 상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광욕이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인들은 일조량이 모자라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생활화돼 있다.

그러나 햇빛이 많은 한국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햇빛을 많이 쬐면 피부가 빨리 노화되고 심하면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피부는 자외선에 대해 인체의 방어 기능이 작동하면서 까맣게 타게 된다.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을 쬐면 물집이 생기는 등 화상을 입기 쉽고, 조금씩 서서히 햇빛을 받았을 때도 기미나 주근깨가 생기고 여드름이 악화된다.

◆ 선탠할 때는 물을 많이 마시자

구릿빛 피부를 만들기 위해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피부에 나쁜 데도 굳이 선탠을 하고 싶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는게 좋다.

어느 정도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선탠을 해야 한다.

몸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물방울이 렌즈 역할을 해 그 부위를 더 까맣게 태울 수 있다.

선탠 후에는 피부가 아주 건조해지므로 물을 많이 마시고 피부 보습제로 수분이 피부에 충분히 공급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일단 자외선으로 일광 화상을 입게 되면 피부가 화끈거리고 아프며 붉게 달아오른다.

심하면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이때는 가능한 빨리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해 주는 것이 좋다.

찬 우유나 냉수를 종이나 수건에 적셔 화상 부위에 밀착시켜 하루 3∼4번씩, 한 번에 20분간 정도 피부를 진정시킨다.

얼음을 채운 찬물을 사용하는게 좋다.

◆ 자외선 차단제로 기미 주끈깨 방지하자

피서 후유증으로 얼굴에 기미, 주근깨 같은 잡티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외선에 자극을 받은 멜라닌 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많이 생성하고 증식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자외선 노출이 많을 때는 비타민C와 E 등이 들어 있는 화장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C에는 노화방지와 멜라닌 색소 억제 작용이 있다.

색소 침착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휴가 전에 미리 치료를 하는게 좋다.

색소 침착성 질환은 증상이 심할수록 치료가 더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주근깨는 큐-스위치 레이저로 치료한다.

이 레이저는 멜라닌 색소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기미는 바이탈이온트 요법과 스킨 스케일링, 레이저로 주로 치료하며 최근에는 세 가지 방법을 병행하는게 보통이다.

◆ 여름에는 여드름이 더 심해진다

여름은 더위와 습도로 짜증나는 스트레스의 계절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는 인체의 호르몬 균형을 깨고 피지선의 기능을 증가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더구나 땀이 많이 나 피부 표면의 산도가 알칼리화하면서 박테리아가 증식, 여드름이 심해진다.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얼굴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하루에 두 번 이상 비누로 세수하고 스킨과 로션도 바르지 않은 맨 얼굴로 지내는 것이 좋다.

손으로 여드름을 짜면 안된다.

손에 묻어 있는 여러 가지 세균들로 감염돼 2차 염증이 발생하면 치료가 힘들어지고 흉터가 크게 생길 수 있다.

여드름은 병원에서 소독된 압출기로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여드름을 근본적으로 없애주는 고바야시 절연침 치료법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선글라스로 눈 보호하자

휴가갈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챙겨야 한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패션도 중요하지만 자외선과 적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외선은 각막상피에서 흡수돼 각막염을 일으키고, 적외선은 수정체에 흡수돼 백내장이나 망막회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자외선과 적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착용하므로 이를 많이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색깔이 짙다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아서 시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선글라스는 햇빛을 많이 차단시키고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좋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www.beautyskin.co.kr), 최용석 오세오안과 원장(www.oseoeye.com), 이주흥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