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차에 대한 대중적인 선입관은 "스타일은 좋지만 웬지 모르게 성능은 떨어지는 여성취향의 차"정도로 요약된다.

한국에서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유로 인해 많이 팔리지 않기도 한다.

푸조의 307CC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단숨에 뒤집는 차다.

CC는 2인승 세단을 뜻하는 쿠페(coupe)와 오픈카를 의미하는 카브리올레(cabriolet)의 약자.지붕을 덮으면 쿠페가 되고 벗기면 카브리올레가 된다.

307CC는 이 방식 가운데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나온 4인승차다.

오픈카이면서 패밀리카를 지향한다는 개발 컨셉트를 담고 있다.

만약 '수입차 가운데 중간 정도인 5천만원대 미만의 가격에,가족을 생각해 4명이 탈 수 있고 뚜껑이 열리는 오픈카'를 원하는 고객이라면 307CC가 정말 '딱'이다.

뒷좌석은 눈으로 보기에 좁지만 막상 탑승자가 뒷자리에 앉으면 시트 사이로 푹 파묻혀 앞시트에 무릎이 닿는 불편이 크지 않다.

어린이들이 있는 경우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5장들이 CD플레이어,빗물감지식 자동와이퍼 등 편의장비들도 차 타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지붕은 전동식 하드탑이다.

스위치 하나로 25초면 열리고 닫힌다.

차를 완전히 세우지 않고도 시속 10km 정도 서행하면서 뚜껑을 여닫을 수 있다.

307CC는 낮은 차값에도 오픈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스포티한 주행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2.0ℓ DOHC 엔진은 1백38마력의 힘을 낸다.

일반적인 중형차 수준이지만 기어비 등을 절묘하게 세팅해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파워는 스포츠카급이다.

다소 순발력이 떨어지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잠깐 처지는 느낌과 동시에 곧바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차체 반응이 더욱 민감해진다.

트랜스미션의 반응도 빠르고 코너주행시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차체가 지면에 깔리면서 감기는 맛도 즐길 수 있다.

푸조의 아이콘처럼 주인에 충성을 다하는 사자의 이미지가 차체에 그대로 녹아 있다.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벤츠 BMW 폭스바겐으로 상징되는 독일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푸조 307CC는 한 마디로 '이런 차도 있구나'라는 감탄을 주는 차다.

주행성능과 실용성,스타일 모든 면에서 운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쾌적성과 4인승의 거주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한 대로 두 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차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에 5천만원 전후의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포인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