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과천 관가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사임설이 잦아들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7시 국무회의 직전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박승 한국은행 총재 등과 가진 비공개 금융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것을 비롯 국무회의(오전 9시) 대외경제장관회의(오후 3시) 등 예정돼 있던 공식회의에 일정대로 참석했다.

이 부총리는 하루전인 19일만 해도 오전(간부회의), 오후 일정(아시아ㆍ태평양보험학회 기조연설)과 21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참석 일정까지 모두 취소시켜 향후 거취와 관련, 이미 모종의 결단을 내려놓고 일정을 취소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다 19일 오후 7시 모 방송사가 "이헌재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보도하자 과천 청사가 발칵 뒤집혔다.

재경부는 김광림 차관 주재로 간부 회의를 소집, 사실 확인과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재경부는 "사임표명은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부총리도 파장이 커지자 지난 19일 오후 10시30분께 본사 기자와 만나 "(사표 제출을) 고민해 봤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며 사태를 수습했다.

또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생각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자신감까지 피력했다.

관가와 정치권에서는 이 부총리가 19일 하루중 어느 시점에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측이 서둘러 재신임 의사를 확인하면서 국민은행 자문료를 둘러싼 갈등 사태가 일시 봉합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