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2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사상 최대의 '돈 싸움'이 될 전망이다.

영국의 BBC 방송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 캠프는 쏟아지는 돈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선거자금 모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양 후보 진영은 효과에 아랑곳없이 모금한 돈의 거의 절반을 TV나 인터넷,신문 광고 등에 쏟아붓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캠프는 지난달 30일 하루 인터넷 모금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케리 후보가 이날 하룻동안 개인 후원자들로부터 끌어들인 자금은 무려 3백만달러.

6월 말 현재 모금총액이 1억8천만달러(약 2천95억원)를 넘어섰다.

현직 대통령에 도전하는 후보로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케리 후보는 이른바 '527s'라고 불리는 외곽단체들로부터의 지원을 톡톡히 받고 있다.

527s란 선거자금 관련 법률조항을 빚댄 것으로,이들 단체는 '후보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면 선거자금을 모금·집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해 케리 후보를 간접 지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캠프는 이보다 더 적극적이다.

6월 말 기준 모금 총액은 2억2천만달러(약 2천5백60억원).자신의 2000년 모금기록(1억5백만달러)은 오래 전에 뛰어 넘었으며 날마다 미 대선 사상 최대 모금액과 지출액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파티를 주로 동원하고 있다.

10만달러 이상을 모아온 당원에게는 '파이어니어',20만달러 이상을 끌어오면 '레인저',30만달러 이상을 모으면 '슈퍼 레인저'라는 특별 명칭을 주고 텍사스 크로포드의 개인 목장에 초대해 '귀빈 대접'을 해주고 있다.

이들 두 후보는 이렇게 모은 돈의 거의 절반을 광고에 퍼붓고 있다.

두 후보가 지난 3∼6월까지 TV광고로 쓴 돈은 무려 1억2천만달러(약 1천3백9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지율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면 어느 후보도 상대방을 5%포인트 이상 따돌리지는 못하고 있다.

BBC방송은 "이번 미국 대선은 백만장자 후보들이 돈을 물쓰듯 쓰는 행사가 될 전망"이라고 꼬집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