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모기업이나 계열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채무보증,담보제공 등을 해주는 코스닥 기업이 늘고 있다.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기준 강화 등으로 장외 관계사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등록기업들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원에 나서는 등록업체 중 상당수는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자금지원이 자칫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대주주 등에 대한 지원내용을 뒤늦게 공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는 지난 4월 52개,5월 48개에서 6월에는 73개로 크게 늘어났다.

사례별로는 채무보증 사례가 가장 많았다.

'최대주주 등에 대한 채무보증'은 4월 31건,5월 34건에서 지난달 44건으로 뛰었다.

금전대여도 4월 9건,5월 16건에서 지난 6월 22건으로 급증했다.

4,5월 각각 5건이던 '담보제공'도 7건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계열사가 가지고 있는 매출채권이나 미수금 등을 대신 떠안고 현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선 일단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공모나 외자유치가 무산되는 등 등록기업들의 자금 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계열사나 최대주주,임원에 대한 채무보증 등이 자칫 등록기업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주주에게 지나치게 많은 규모의 자금이 지원되거나 불명확한 기업에 많은 담보가 제공될 때는 기업 내부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의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와의 거래 업체 중 상당수는 지원 사실을 지연공시하기도 했다.

해원에스티의 경우 지난 2002년 1월부터 8개 계열사 등에 금전대여와 채무보증을 했다가 지난 1일에야 공시,불성실법인으로 지정됐다.

케이디씨정보통신은 지난해 말 각각 최대주주와 타인에 대해 금전대여를 했다가 지난 5월 공시했다.

이밖에 코웰시스넷은 지난해 당시 대표이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최근에야 공시했으며 이지클럽 클레어링크(구 아이빌소프트) 등도 최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금전대여를 늦게 공시해 불성실법인으로 지정됐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