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핸드폰에 이어 디지털TV에서도 우리나라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TV 전송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확보한 기술들이 국제기구에서 표준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은 그런 기대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LG전자가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디지털TV 전송기술이 북미식 기술규격 제정기구인 ATSC의 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기술은 그동안 미국식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됐던 이동수신의 질을 높이고 또 열악한 환경에서도 수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기술적으로 보다 진보된 차세대 기술이라고 한다.

이미 확보한 원천기술에 더해 차세대 기술까지 표준으로 채택됐으니 앞으로도 20년 정도는 특허권 행사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만큼 우리 업체가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고, 로열티 등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전자가 미국의 제니스를 인수할 때만 하더라도 몰락해 가는 회사에 왜 투자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디지털TV 시장의 등장이 그런 평가를 일거에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 셈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TV 방송의 핵심 기술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TV-애니타임'포럼의 특허권자로 삼성전자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우리 업계의 잇따른 이런 기술적 개가가 세계 디지털TV 시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