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들이 비즈니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돈벌이 대상도 연구 인력을 활용한 지식재산권 획득이나 벤처기업 설립에서 탈피,인재파견업 레스토랑 운영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다.

대학이 보유한 토지 건물 등 자산을 활용해 경영 기반을 확충,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써 생존을 모색하는 전략이다.

아동 인구 감소로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데다 지난 4월부터 실시된 국립대학의 법인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바우라공업대학은 졸업생들로 구성된 인재뱅크인 에스아이테크를 설립,7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회사는 대기업 출신 퇴직자 4백여명으로 구성됐으며 평균 연령은 58세다.

이미 재단법인 사회경제생산성본부로부터 중소기업의 원가 및 공정관리를 효율화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중소기업의 자문에 응하는 컨설팅 서비스가 주력 업무로,한 명을 파견할 경우 연간 1천만엔(약 1억원)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연구 프로젝트 등 점잖은 사업을 주로 해온 국립대학도 돈벌이에 적극적이다.

요즘 도쿄대학 고마바캠퍼스는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데려온 주부들로 북적인다.

이들의 목적지는 지난 5월 문을 연 체인 레스토랑인 '루베슨벨 고마바점'이다.

민간기업이 운영을 맡고 있는 이 레스토랑은 이용객의 60% 이상이 외부 고객이다.

학교 내 기존 시설을 활용,임대 수입을 올리자는 학교측의 전략이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도쿄외국어대학의 경우 외국어에 특화된 장점을 살려 현재 17개 외국어의 인터넷 교재를 개발 중이다.

와세다대학(인터넷 교육 콘텐츠 개발),아오야마대학(회의실 임대,혼례업), 도세이학원(연주회 출장),교린대학(의료 사무직 인재파견) 등도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대학이 비즈니스에 나선 것은 학생수 감소 등으로 재정 수입이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사립대학의 경우 62%에 달하는 2백91개 학교법인(2002년도 기준)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상태다.

국립대학도 법인화를 계기로 정부 지원이 줄어들어 수익 기반을 확충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낙오될 위기에 처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