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지난 20일 제의한 여야 대표회담이 당분간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1일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부터 해결하고 '약속'을 지킨 뒤 야당 대표와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박 대표는 "지난 5월 여야 대표회담에서 국회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등 중요한 약속을 했는데 '상임위화가 아니라 상설화였다'고 말꼬리를 잡고 지키지 않았다"며 "사방에서 일이 터져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데 문제 해결과는 관계 없는 (야당 대표에 대한) 의도적인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대표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여권의 야당 대표 흠집내기 중단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처리 등을 내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대표 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간 대화가 필요하고 신 의장이 진심으로 상생·통합의 정치를 위해 대표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믿고 싶다"며 "그러나 그 시간 여당은 박 대표를 향해 못할 말들을 많이 했고,흠집을 내면서 회담을 제의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 이후 여야 대표가 만나 예결특위의 상임위화를 약속했지만,지금은 약속을 파기하고 사과 한마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열린우리당 김형식 부대변인은 "박 대표가 '나를 놔두고 왜 돌아가신 아버님 이야기만 하느냐'고 했는데 박 대표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면 무엇이 남느냐"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박 대표가 박 전 대통령 향수속에서 정치를 해온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