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반도체업체인 독일 인피니언이 미국 법무부의 D램 반독점 조사에 대비,거액의 충당금(우발채무용)을 쌓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D램 업체에 뜻밖의 악재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피니언은 지난 20일 올 회계연도 3·4분기(4∼6월)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2002년 6월부터 미국 법무부가 조사 중인 D램 반도체 가격담합혐의 조사 등과 관련 이번 분기 1억8천4백만유로를 포함,지난해 7월 이후 지금까지 2억1천2백만유로(약 3천60억원)를 충당금으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D램 반독점 조사대상은 인피니언과 삼성전자 마이크론 하이닉스반도체 등 4개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코멘트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전제하고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 SSI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조사기간이 만 2년을 넘기고 있다"며 "인피니언이 충당금을 쌓았다고 해서 혐의를 시인한 것이 아니고 나머지 업체들은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D램 사업과 관련해 안고 있는 '불씨'로 인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조사대상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향후 주가 전망에 중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