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目) 위에 손(手)을 얹은 '볼 간(看)'은 눈 위에 손을 얹고 먼 곳을 보는 것이고,살필 성(省)은 눈을 작게 해서 찬찬히 보는 것이다.

볼 첨(瞻)은 올려다보는 것이요,볼 감(瞰)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뜻글자인 한자는 '보다'라는 뜻을 이렇게 세분해 표현한다.

그래서 별을 올려다보는 곳은 첨성대(瞻星臺)이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그림은 조감도(鳥瞰圖)라고 한다.

신간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정민 외 지음,전2권)는 한자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조어(造語)의 원리는 물론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읽어내도록 한다.

예컨대 '이것 저것 가릴 것 없이 마구 낭비한다'는 뜻의 '흥청망청(興淸亡淸)'은 우리말 같지만 사실은 한자어다.

조선왕조의 폭군 연산군이 팔도에서 용모가 빼어나고 노래와 춤에 능한 여자들을 뽑아 '흥청(興淸·맑은 기운을 일으킨다는 뜻)'이라고 부르며 매일같이 이들과 잔치를 벌이다 망했다고 해서 나온 말이라는 것.

또 '길게 늘어놓는 말'이라는 뜻의 장광설(長廣舌)은 석가모니의 혀가 길고 넓고 한없이 부드러웠던 데서 나온 말.처음엔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켰으나 지금은 나쁜 뜻으로 변했다.

애를 끊는다는 '단장(斷腸)'이라는 말은 새끼 원숭이를 잃은 어미 원숭이가 슬피 울다 죽자 그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는 데서 나왔다.

이처럼 이 책은 말,신체,마음,생로병사,가족과 윤리,기호와 상징,동·식물,의식주,제도,예술과 과학 등 우리 생활 및 문화에 관련된 한자어를 각권마다 1백여개씩 선정,한자를 흥미롭게 배우며 지식도 넓혀가도록 배려하고 있다.

각권 2백84쪽,1만5천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