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더위를 잡아라.'

산업체들이 찜통더위로 인한 근로자들의 건강이상, 작업능률 하락, 안전사고 발생 등을 예방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특히 대형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울산ㆍ포항ㆍ구미 지역들이 장마 이후 전국 평균기온을 훨씬 웃도는 무더위를 보이면서 작업현장들은 '불가마'를 방불케 할 정도다.

포스코 포항제철과 울산의 동제련 공장인 LG니꼬 등은 1천도 이상의 용광로 등을 가동하고 있는데 작업현장의 체감온도는 평균 50도를 웃돈다.

사우나 탕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오래 작업을 할 경우 탈진상태에 빠지는 등 근로자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포스코의 경우 '하절기 직원 건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직원들에게 매일 수박과 얼음을 공급해 주고 보건지원팀을 긴급 편성, 운영에 들어갔다.

보건팀은 제선과 제강 등 고열작업장 14개 부서를 순회하며 땀띠, 무좀과 같은 피부질환에서부터 외상과 내과 질환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현장에서 체크하고 있다.

박우열 홍보팀장은 "밤에는 열대야로, 낮에는 작업현장의 고열로 근로자들의 기력이 급격하게 약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안전사고가 빈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선박 제조 현장의 경우 한낮엔 철판에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다.

특히 용접공정은 철판의 자체열에다 용접열까지 겹쳐 더위(기온)가 살인적이어서 현장인력의 작업능률이 평소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다.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현대중공업은 10억원을 들여 대형 옥외 에어컨 52대와 현장용 에어컨 30대를 긴급 설치했다.

개인용 휴대선풍기 7천여대도 지급했다.

회사측은 "현장의 기온을 기술적으로 최대한 낮출 수 있지만 전력과부하로 조업이 중단되는 부작용 때문에 한껏 낮추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중공업은 근로자들에게 얼음조끼와 얼음조각, 식염수 등을 지급했고 근로자들의 보양을 위해 점심시간을 30여분 늘리고 삼계탕과 불고기 등 '이열치열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사업장에 7백여개의 얼음통과 냉장고를 설치하고 매일 4만여개의 빙과류를 공급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경우에도 일부 생산라인의 최고 온도가 80도를 넘나들고 있어 근로자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태광산업 정상덕 차장은 "고열의 스팀이 공급되고 있어 근로자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