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도 파주 문산제일고등학교.널찍하게 펼쳐진 천막 아래 2백여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긴급재난물품 구호상자를 만들고 있다.

SK 사람들이다.

한쪽에서 구호물품을 넣은 상자를 포장하던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더욱 사랑받는 기업으로 탈바꿈해 가기 위한 노력으로 봐달라"며 활짝 웃는다.

SK가 이미지 개선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분식회계와 불법 대선자금 제공 사건,소버린과의 경영권 다툼 등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다시 한번 추스려 '행복 극대화'를 앞세운 '뉴 SK'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의지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최태원 SK㈜ 회장이 '뉴 SK'의 3대 핵심과제에 '사회공헌활동 강화' 항목을 포함시킨 것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 행복 극대화를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날 SK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는 이날 문산제일고등학교에서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SK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전 임직원의 5분의1인 6천여명에 불과했던 자원봉사활동 참여자를 전 임직원으로 확대,올 한 해 동안 연인원 3만5천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자는 선언이다.

이날 단장으로 선임된 조 부회장은 "개인이나 동호회 형식으로 산발적으로 진행돼온 자원봉사 활동에 이제는 기업이 나설 차례"라며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SK가 이제는 고객과 사회에 기여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최근 계열사 사장단회의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기업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행복하게 만드는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규정하고,"SK그룹이 자원봉사를 통해 실천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행복극대화"를 "뉴SK"의 기업이념으로 천명한 SK가 개별기업의 사회봉사 활동을 그룹차원으로 대폭 확대,새로운 기업문화(SKMS)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SK는 각 계열사 CEO를 사별 봉사단 단장으로 임명하고 <>임원 대상 필수 봉사활동시간 부여 <>봉사 활동비용 지원 <>봉사활동 참가 직원에 대한 가산점 부여 방안 등을 각 계열사별 상황에 맞게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자원봉사센터"를 개설,회사차원의 봉사활동 외에 희망하는 임직원들에게 봉사활동에 필요한 교육 및 가족단위의 봉사 활동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SK는 또 전 계열사가 공통으로 진행하는 긴급구호 및 사회복지분야 자원봉사 외에 <>환경 <>교육 및 장학 <>문화예술 <>지역사회 등 4대 핵심 봉사 분야를 선정해 각 계열사별로 적합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SK는 이미 SK(주) 공장이 들어서 있는 울산에 1천억원을 들여 울산대공원 건립했다.

기업은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긴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장애청소년 정보화교육과 정보화기기 공급에,SK네트웍스는 패션사업 교육분야에,SKC는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사회복지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등 각 사 특성에 맞는 사회봉사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권오용 SK기업문화실 전무는 "창립 51주년을 맞은 SK의 최대 관심은 나머지 반세기를 국민의 사랑받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