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미국은 'W커브' 경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M커브'를 보일 수 있다"며 한국 경제의 장기불황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날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경제5단체 주관으로 전국의 중등교사 1백20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선생님을 위한 경제와 문화체험'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외환보유액(2003년 1천5백54억달러)을 가졌다지만 3백72만명의 신용불량자 문제 등을 보면 배에 구멍이 많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과거 10%의 성장을 이뤘으나 현재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며 "10년간 경제가 좋지 않았던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금리가 한자릿수를 유지할 정도로 단군 이래 최상의 투자여건이 갖춰졌는 데도 기업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고율의 임금상승, 노사관계 불안정, 각종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노동자의 12.6%만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과도한 보호로 나머지 87.4%가 희생당하고 있다"며 "노조에 대한 보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우리가 가장 높다"고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