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개설한 자동차구입 상담 사이트 ACA엔 3백여종의 제품이 소개돼 있다.

맞춤서비스를 받으려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예상 가격 등 선호사항을 입력하면 그에 부합하는 최고의 모델 5개가 순서대로 나열된다.

특이한 점은 제시된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GM 차라도 제외된다는 것이다.

잠재 고객들을 다른 회사에 보내버리는 듯한 이 서비스는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신뢰마케팅의 핵심이다.'

이제는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떠오른 '신뢰 경영'은 왜 필요하며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2002년 MIT 슬론경영대학원 설립 50주년 기념으로 간행된 'MIT 경영의 미래'(코피 아난 외 지음,차영준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는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 등 이 대학원 출신 명사들이 참석한 회의의 토론 및 연설 내용이 정리돼 있고 연구논문도 실려 있다.

피오리나는 엔론의 분식회계 등 기업 비리를 비꼬며 경영자를 '분기마다 숫자놀음하고 싶은 유혹을 받지만 주가가 아니라 회사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으로 못박는다.

컴팩과의 합병 때 14만5천명이라는 대식구의 공동 가치를 개발해낸 그의 기업경영 패러다임은 신선하다.

'회사를 관리한다는 것은 주주와 고객,직원,지역사회의 요구사항을 균형 있게 조정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하려면 이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 가치의 중심에 신뢰가 있고 그것은 가장 소중한 자원이 사람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다.'

'세계화의 빛과 그림자-나이키 사례연구'에선 과거 나이키의 한국계 협력업체들에 관한 인상들이 언급돼 있는데 지금 동남아나 동유럽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노사관계 정립에 반면 교사로 참고할 부분이 많다.

'도덕경영'이나 '인간경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기업은 특히 눈여겨 볼 만한 신간이다.

4백8쪽,1만9천5백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