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업체들의 담합행위 조사를 놓고 팽팽하게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공정위가 최근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이동통신 업체들의 담합 여부를 조사하자 정통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최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통업체들의 담합행위를 조사하기 전에 우리한테 얘기 좀 해주시지 그랬어요"라며 완곡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제보가 들어오면 누구한테 얘기하고 조사할 수 없으니 양해해 주세요"란 답변으로 비켜갔다.

발단은 지난달 24일 진 장관 중재로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 관련업체 사장들이 합의한 클린마케팅 선언.공정위는 합의 이면에 리베이트 한도 설정 등 담합 소지가 있는지 여부를 지난 20일부터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좋은 취지로 클린마케팅을 유도했는데 공정위가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경쟁환경 조성과 소비자 편익증대를 위해 클린마케팅을 유도했고 이는 담합과 거리가 멀다는 것.

통신업계는 이를 두고 '이중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통부 산하 통신위원회의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까지 개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통신시장 규제 주도권을 놓고 두 부처가 힘겨루기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