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3일 광주에서 '혼쭐'이 났다.

지도부는 이날 광주·전남지역 당원 및 시민단체 대표들로부터 "호남 인사들이 참여정부에서 차별받고 있다" "호남 민심은 이미 열린우리당을 떠났다"는 등의 따가운 질책을 받아야 했다.

신 의장은 인사말에서 "광주는 언제나 열린우리당의 시작이었고 힘들고 지쳤을 때는 아낌없는 위안과 격려였다"며 "여러분과 함께 재출발을 하러 왔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재석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호남 민심은 열린우리당을 떠나기 시작한 게 아니라 이미 떠났다"며 "문제의 핵심은 참여정부의 인사문제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호남이 전부 배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경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본부장은 "열린우리당이 선거가 끝나고 너무 오만해졌다"며 "시민들의 마음이 떠나가고 있는데 정부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여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창수 광주전남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우리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것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소신있게 발언하고,책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초심을 지키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참여정부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지켜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광주전남시도통합추진위원회 소속의 오종석씨는 "광주를 잘살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이 지역 국회의원들을 바꾸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씨는 심지어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20%는커녕 12%만 돼도 다행이고,이대로 가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다"고 말했다가 강기정 의원과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광주의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듣고 보니까 다시 새롭게 느껴진다"며 "호남에서 많이 밀어주셨으니까 아무리 얻어맞아도 싸다"고 머리를 숙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