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3일 '소비부진 장기화 가능성 점검'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소비침체는 소비심리 위축이나 물가상승,가계구매력 약화 등과 같은 경기적 요인 탓도 있지만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더 큰 요인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먼저 가계부채 상환부담을 꼽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지만 가구당 부채가 3천만원에 달하고 부채상환 능력도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가계부채 문제가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집중돼 가계의 대출금 상환부담은 올해보다 더 가중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득양극화 현상도 소비부진 장기화의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외환위기 이후 소득 하위 20% 가계가 7년째 적자살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설령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저소득층의 소비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형편이 좋은 고소득층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소비를 늘리는 추세다.
아울러 가계소득 중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재량적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강제 지출이 갈수록 느는데다,주거비 교육비 등 고정비 성격의 소비지출 비중도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서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소비부진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진단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