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상하이차의 '자본'과 쌍용차의 '기술'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쌍용차와 GM대우와의 전략적인 연합 가능성도 높아 통해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내수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주인찾기,이번에는 성공(?)

일단 상하이자동차와의 이번 협상은 올초 중국 란싱그룹과의 협상과정에서 벌어졌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한 만큼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채권단도 배타적 협상권 부여와 중국정부의 투자승인 보증,인수가격 하향조정 등 란싱과의 협상과정에서 실패원인으로 지적됐던 사안들이 모두 정리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시 매각대금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받고 매각결렬에 대비,미국계 연기금 펀드를 차위 협상자로 지정하는 등 안전장치를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상하이자동차의 경우 확실히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은데다 쌍용차 노조도 조건부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매각의 걸림돌이 제거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단체협상과정에서 쌍용차 노조가 투자조건 및 기술유출 가능성에 대한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최종 협상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헐값매각 논란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업계 판도변화 예고

업계에서는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인수를 통해 RV(레저용 차량)와 대형승용차 생산을 위한 독자기술을 확보하게 돼 중국은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상당한 판도변화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국 내수시장의 경우 상하이자동차가 중국 현지에서 세계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GM대우와 쌍용차간의 직·간접적 협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GM이 중국에서 상하이자동차와 합작사를 운영중이고 상하이자동차가 GM대우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제휴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 경우 GM대우와 쌍용차의 경우 현재 생산하는 차종이 배기량이나 가격면에서 겹치지 않고 제품 라인업상 상대방의 공백을 메워주는 구도가 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재 진행중인 쌍용차의 평택공장 증설 작업이 완료되는 2005년말 이후에는 쌍용차의 생산능력이 현재의 연간 20만대에서 30만대로 늘어나 일정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돼 현대·기아차와의 내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도 상하이자동차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게 되는 만큼 중국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수출 확대는 오는 2007년 4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쌍용차의 중·장기 전략 달성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