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 연대파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노조원들의 파업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차량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파업지도부의 즉각적인 파업 유보와 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기술,역무지부 등에 소속된 9개 지회 노조원들도 업무 복귀를 위해 파업 농성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허섭 노조위원장이 23일 오후 파업철회를 의미하는 업무 복귀를 선언했다가 철회하는 사태가 발생한 뒤 노조 내분은 걷잡을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허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는 파업현장을 장악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밤 전격 사임했다.

이어 서울지하철 노조는 파업농성장인 지축차량기지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결성,파업을 이끌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강성 집행부의 등장으로 지하철 파업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으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 파업 사흘째인 이날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의 차량지부 소속 5개 지회가 파업유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파업농성장인 지축차량기지를 이탈했다.

차량지부 군자정비 지회장 홍순용씨 등 5개 지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파업지도부가 통제력을 상실했으며 노조원들의 요구 사항을 협상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지도부는 즉각 파업을 유보하고 교섭 재개를 선언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조합원은 현장에 복귀한 후 지도부의 추후 지침을 주시할 것 △사측은 최대한의 성실교섭으로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것 △사측은 자율적으로 현장에 복귀하는 조합원에 대해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 등의 요구 사항도 제시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조 차량지부는 총 9개 지회로 구성돼 있으며 1천4백93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이들 차량 지회와는 별도로 기술 및 역무지부 소속 4개 지회도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공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2천여명이 소속된 기술지부 노조원 가운데 약 70%가 업무 복귀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파업초기 30%대이던 노조원 업무복귀율이 45%로 높아졌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전체 인력 9천9백41명 가운데 9천1백67명이 노조원이며 이 중 초기 파업참여율은 70%에 달했었다.

부산지하철 노사는 직권중재 회부 보류시한인 이날 오후 5시까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 회부결정을 내렸다.

협상결렬 이유는 노조가 제기한 지하철 3호선(내년 10월 개통예정) 인력충원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