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 노사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부 근로자의 근무시간 연장에 전격 합의했다.

이는 독일 최대 전기·전자메이커인 지멘스의 전화기공장 근로자들이 지난달 말 추가 보상없이 근로시간을 늘리기로 합의한데 이어 나온 것으로,이를 계기로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근무시간 연장바람이 점차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 회장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사가 5억유로(6억1천2백만달러)의 비용절감 방안에 합의했으며 회사측은 감원 예정이었던 6천명의 일자리를 오는 2012년까지 보장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노조측이 2006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2.7% 임금인상안을 철회하는데 동의하는 대신 경영진은 10%의 급여 삭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회사측은 모든 개발·기획부서 근로자들이 주당 근무시간을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늘리는데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추가 보상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측은 그동안 노조와의 협상과정에서 대규모의 비용 절감안을 제시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신형 C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생산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생산공장 이전으로 독일 내 일자리가 6천개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인상 등을 양보하는 대신 회사측에 근로자의 일자리를 4∼5년 이상 유지하도록 요구하며 부분파업까지 벌여왔다.

다임러 노사의 근로시간 연장합의는 독일 내 다른 대기업들의 임금협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와 함께 독일 최대 여행사인 토머스쿡도 주당 40시간 근로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