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가 파업 사태를 겪고 있는 LG칼텍스정유 노사에 대해 23일 기본급 4.5%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직권중재안을 통보했다.

중노위의 직권중재 결정은 노사간 단체협약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한다.

그러나 노조가 이번 결정이 사측의 입장만을 반영했다며 파업 강행 의지를 밝혀 여수공장의 조기정상화는 불투명하다.

중노위는 이날 서울 공덕동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중재위원회를 열어 △기본급 4.5% 인상(연례 호봉승급분 포함시 7.25%) △주 40시간 근무 △초과 근무시간 2시간에 대한 휴가 또는 50% 임금가산 등을 결정했다.

중노위는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차별 철폐,지역사회발전기금 등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중재 대상이 아니다"고 판정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번 결정으로 공장에서 철수한 파업 노조원의 복귀가 크게 늘어 정상조업이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며 "공장 운영과 미복귀 노조원 처리 등에 대한 입장은 빠른시일 내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측은 이번 결정이 대부분 사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라며 투쟁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는 그러나 5조3교대 등 주40시간 근무제와 관련된 핵심 현안에 대해선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중노위는 근무제도 시행과 관련,적정한 휴가와 휴일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적정 인원 확보 및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 등의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5조3교대 도입을 요구해오던 LG정유 노조는 최근 "4조3교대를 유지하면서 인력을 10%(1백10명) 증원하자"는 수정제안을 회사측에 내놓았었다.

LG정유가 5조3교대를 실시하는 데는 1백40여명이 필요한 만큼 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사실상 5조3교대가 가능해진다.

한편 그간 파업으로 조업을 중단했던 여수산단 내 한국바스프 노사는 이날 밤 기본급 5% 인상 및 임금삭감 없는 주 40시간 근무(4조3교대) 등에 합의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