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 연대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이 23일 파업을 철회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따라 파업에 참여했던 7천여명의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은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지하철을 정상 운행키로 결의했다.

이런 결정은 차량지부 등 상당수 노조원들이 파업에서 이탈하는 등 조직 결속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철 파업 3일째인 23일 밤 허섭 노조위원장은 농성장인 지축차량기지에서 파업현장을 장악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곧바로 대의원 대회를 열어 김종식 역무지부장을 새 위원장(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투쟁방향에 대해 격론을 벌인 새 집행부는 바로 파업을 전격 철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각 지회가 독자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는 등 노조 하부조직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날 노조 하부조직은 사실상 독자 행동에 나서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의 차량지부 소속 5개 지회가 파업유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축차량기지를 이탈했다.

차량지부 군자정비 지회장 홍순용씨 등 5개 지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파업지도부가 통제력을 상실했으며 노조원들의 요구 사항을 협상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지도부 즉각 파업 유보하고 교섭 재개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조합원은 업무에 복귀한 후 지도부의 추후 지침을 주시할 것 <>사측은 최대한의 성실교섭으로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것 등의 요구 사항도 제시했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조 차량지부는 총 9개 지회로 구성돼 있으며 1천4백93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이들 차량 지회와는 별도로 기술 및 역무지부 소속 4개 지회도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공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2천여명이 소속된 기술지부 노조원 가운데 약 70%가 업무 복귀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영향으로 파업초기 30%대이던 노조원 업무복귀률이 45%로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허 위원장이 이날 오후 사실상 파업철회를 의미하는 업무 복귀를 선언했다가 철회하는 사태까지 발생,내부 분열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지하철의 파업철회로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지하철 파업을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하철이 전국 지하철노조 가운데 최대 조직이었던데다 이미 인천지하철이 전날 독자적으로 파업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지하철 노사는 조정시한인 이날 오후 5시까지 합의안을 만드는데 실패,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 결정을 내렸다.

노사는 막판 교섭에서 임금 총액기준 3% 인상,21일 주기의 3조2교대 근무,월 2일 지정휴일,인력 2백18명 증원 등 주요 쟁점에 합의했으나 노조가 내년 10월 개통예정인 3호선 인력충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렬됐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