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셋,넷…'.

패들링 구령 소리가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절벽에 메아리친다.

도도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가던 원색의 고무 보트는 여울 앞에서 맴돌더니 순식간에 '우당탕' 급류 속으로 빨려든다.

그러나 물결에 파묻히는 듯한 전율도 잠깐.물결은 거짓말처럼 고요해진다.

강을 따라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래프팅 기술걸기'가 기다리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이킹'.고무보트 앞머리를 90도 가까이 들고 떠내려가기다.

그러다 배가 뒤집히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에 빠진다면 그마저도 놀이가 된다.

구명 재킷을 입은데다 수심도 적당해 별다른 위험 없이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뱃머리에 사람을 세우고 고무 보트를 돌리는 '타이타닉'과 배를 옆으로 흔들어대는 '롤링'에도 도전한다.

남한강 상류에서 즐기는 래프팅.고씨동굴에서 단양 영춘면 북벽에 이르는 7km의 코스는 네댓개의 급류가 적당한 스릴감을 주는데다 강심에 돌출한 바위도 없어 가족 단위 래프팅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기암과 절벽이 어우러진 주변 경관은 래프팅에 맛을 더한다.

마귀할멈 바위,고릴라 바위,거북 바위 등 고개를 끄덕일 만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줄을 잇는다.

고무 보트가 자갈밭을 구르듯 흔들리며 용진마을 앞 여울을 통과하면 갑자기 유속의 흐름이 줄어들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단양팔경의 첫번째인 북벽이다.

돌단풍이 장식하고 있는 북벽엔 박쥐가 서식하는 자연동굴이 여러 개 있단다.

또 옛 태수 이보상이 새겼다는 '북벽'이란 글씨와 김홍향의 시 등도 세월을 머금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단양=글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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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에서 내려 단양읍까지 이동한다.

단양읍에서 고수대교를 넘어 좌회전하면 남한강을 굽어보는 절벽 위로 59번 국도가 지난다.

영춘면 오사리에 양지골(043-423-8883)이란 숙식을 겸할 수 있는 집이 있다.

수용인원은 1백명선. 양지골의 특색있는 메뉴는 송이백숙(4만원).송이버섯과 닭고기 맛이 담백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춘면 일대에서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했다는 '팀542'(02-3432-5542)에 신청하면 모델출신의 멋진 가이드들과 함께 고씨동굴~오사리 구간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3만원.쿠폰을 구입하면 4명당 1명이 무료로 승선할 수 있으며 나머지 인원도 30% 할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