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발이 묶여 7월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가 약세 속에 거래량까지 급감,당분간 침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7월1일 1만1천8백96엔을 기록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전날보다 97.71엔(-0.86%) 떨어진 1만1천1백87.33엔까지 추락,약 1개월 반만에 1만1천2백엔대가 무너졌다.

거래대금도 8천9백58억엔에 그쳐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 일본은행(중앙은행) 전국지점장 회의에서 오사카 나고야 등 지방 주요 도시의 경기 판단을 대거 상향 조정,일본경기 회복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4일에는 도쿄미쓰비시파이낸설그룹과 UFJ은행간 전격적인 합병 계획도 발표됐다.

대기업에서 시작된 경기 회복이 중소기업으로 본격 확산되고,금융구조 개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뉴스가 일본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는 지난 6월부터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6월 고용통계가 시장의 당초 예상을 밑돌았고,7월13일 발표된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의 2분기 결산 이익률도 기대에 못미쳤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일본 주식을 팔고 달러나 유로화를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된 것도 일본주 약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미국 시장의 영향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하이테크 관련주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NEC를 비롯 전자부품 메이커 중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종목이 속출했다.

포래스트투자고문의 노나카 시게미 회장은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 성장 둔화세가 뚜렷해질 경우 수출주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끊긴 가운데 국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도 몸을 사려 당분간 증시 약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1만1천엔선 지지가 관건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