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들이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 나갔던 생산거점을 다시 국내로 옮기는 이른바 본국 U턴이 확산되고 있다는 일본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의 보도는 지금 해외이전이 한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런 소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디지털카메라 액정TV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이 국내로 생산거점을 옮긴다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의 '2004 제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생산거점을 국내로 옮긴 업체는 16개사에 달했으며 여기에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있었고 또 디지털기기 등 하이테크에서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품목도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회성이 아닌 의미있는 추세로 느껴진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제조업체들이 인건비를 노려 해외로 나가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제조업 공동화에 시달렸던 일본 산업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생산거점 국내 회귀는 제조현장에서 생산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싼 임금의 해외 생산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 유리한 국내 생산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조건 나가고 보자는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우리나라로선 여러가지로 살펴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중국과 동남아 시장이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건 결코 아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진출로 애로를 겪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고 기술유출 등으로 부메랑만 자초하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이 "낮은 인건비 등에 현혹돼 뚜렷한 계획 없이 진출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중국은 한국 기업의 비상 탈출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첨단산업의 해외이전은 미래성장의 적신호이며 사후 재건보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것은 특히 공감이 간다.

여기서 선제적 대응이 무엇인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누차 강조하지만 정부는 노사문제 기업규제 등에서 국내 투자의 장애물을 보다 과감하게 제거,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들도 중국보다 한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싸게 만드는 기술개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인건비 때문에 중국이 유리하다지만 제품의 설계나 공정혁신 등으로 생산성을 향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바로 일본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