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들어 관계법령을 개정, 학교기업 설립이 가능해진 데다 학교기업에 2년간 2백억원 이상의 돈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대학들은 사업아이템 찾기에 분주하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학교기업 지원사업 신청을 받은 결과 서울산업대와 경희대(수원), 제주대 등 4년제 대학 40개와 한양여대 인하공대 등 전문대 43개가 학교기업을 설립해 지원을 신청했다.
교육부는 1차심사를 통과한 28개 대학과 27개 전문대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 중이며 이달 30일께 30∼40개를 최종 선정, 올해 1백억원을 지원하고 내년에는 지원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 학교기업 어떤 것이 있나 =경북과학대는 지난 95년 전통식품연구소와 식품공장을 세우고 '대학촌' 브랜드를 붙인 감식초 포도식초 기능성음료 등 6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제일제당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한 다이어트 음료 '팻다운'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액이 1백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수익금 3억∼4억원을 학교예산에 보태고 실험실습기자재를 사들였으며 학생들에게 한해 2억원의 장학금을 주는 등 학교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본 다른 대학들은 학교기업 설립에 적극적이다.
서울산업대는 지난해 9월 '캡스톤디자인학교기업'을 세웠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캡스톤디자인사업단을 모태로 출범한 이 기업은 밀폐상태를 검사하는 리크테스터기의 시범생산을 끝낸 상태이며 산업용 로봇을 고교나 전문대 실습용으로 만든 교육용 로봇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지난 5월 '대구한의대 화장품공장'을 준공하고 교수들이 개발한 한방 기능성 화장품인 '매향'을 출시했다.
오는 2008년까지 연매출 2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
이진태 화장품피부미용학부 교수는 "한방화장품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의 주성대는 최근 의료정보과 신소재학과 등 교수 2명이 참여하는 학교기업 '엠아이텍'을 설립했다.
이 기업은 초음파 분산기와 기능성 고급욕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 긍정적 효과는 ='비영리법인'인 학교가 '돈벌이'를 하는 일은 엄격히 금지돼 왔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은 별도법인을 만들어 재단밑에 두거나 불법적인 기업형태의 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교육부가 올 3월 '산학협력법' 등을 개정해 학교도 교육연관성이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학교는 수입총액의 10%까지 학교기업 운영에 쓸 수 있으며 수익이 나면 이에 기여한 학생 교직원에게 보상금을 줄 수도 있다.
또 학생은 실습을 통해 졸업 학점의 4분의 1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기업은 현장실습교육 강화와 함께 수익도 창출해 학교 재정의 건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