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은 25일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관련, "지도부를 누구로 구성하는냐는 문제보다도 당의 이념과 강령,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명실상부한 제2창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이날 우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더라도 공고한 정체성 위에서 당이 움직이는 준거와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며 "당의 이념과 강령 등을 심도있게 토론하고 논쟁해, 내년 전대에서 역사에 남을 성과물을 내겠다"고 말했다.

신 의장의 발언은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과 아파트 분양 원가공개 등 주요 사안마다 당내 의견충돌이 발생한 것과 관련, 당의 정체성을 더욱 확실하게 규정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 의장이 내년 초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를 앞두고 전면적인 `노선투쟁'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신 의장의 한 측근은 "현재 우리당은 북유럽식 복지국가모델 신봉자로부터 완전한 시장경제주의자까지 존재하는 등 이념의 폭이 넓다"며 "전대를 계기로 당 이념의 범위를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이어 기간당원의 자격문제 등으로 개혁당 출신 당원들의 반발을 사고있는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접근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앞으로 100년을 책임질 당의 태세가 어떠해야하는지를 놓고 고민해야한다"고말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정책연구재단 설립에 대해 "강만길, 김광웅, 한상진, 윤여진, 이환식, 조기숙 등 쟁쟁한 인사들이 참여했다"며 "대한민국의 비전과진로에 대한 핵심정책들을 만들어내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장은 한편 `호남소외론'과 관련, 최근 광주방문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로부터 질책을 받은데 대해 "그만큼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표시"라며 "회초리를 많이많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더 잘하라는 분발로 여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