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5일 'IT제조업,속빈 강정인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IT 제조업은 부품ㆍ소재 부문이 취약한 가공산업적 성격이 강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이후 IT제조업의 외화가득률(<수출액-수출품의 수입 부품소재 투입액>×100/수출액)은 IT 거품 붕괴여파로 IT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2001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외화가득률이란 해당업종에서 수출이 이뤄질 경우 외국에서 필요한 부품ㆍ소재를 사느라 지불한 돈을 빼고 실제로 어느 정도 외화를 벌어들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외화가득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IT 부품ㆍ소재 부문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IT제품 수출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4년 50.9%에서 1998년 73.3%까지 높아진 뒤 지속적으로 떨어져 올 상반기에는 47.7%까지 하락했다.
반면 IT제품 수입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4년의 49.4%에서 지속적으로 증가, 올 상반기에는 80%에 육박했다.
보고서는 "국내 IT 부품ㆍ소재 산업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그 결과 IT제조업의 가공무역적 성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 대만 등 후발국가들의 추격과 일본의 부활로 IT 완제품의 공급과잉과 핵심 부품ㆍ소재의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완제품 수출에 주력하는 한국의 IT제조업은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은 기존 IT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더불어 핵심 부품ㆍ소재 부문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