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전체 설비투자에서 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최근 설비투자 동향'이란 자료에서 올해 1ㆍ4분기(1∼3월) 전체 설비투자에서 외국산 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8.0%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수입자본재 의존도는 지난 2001년 32.6%를 기록한 이후 2002년 34.3%, 작년 42.2%에 이어 계속 급등하는 추세다.

이는 최근 설비투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수입의존도가 2000년 이후 72∼77%에 이르는데다 정밀기계 수입의존도도 올 1분기 90%를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운수장비와 전체 기계장치 수입의존도도 각각 16.7%와 55.6%를 기록, 2000년 이후 계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 설비투자는 지난해 13.3% 감소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4.1%나 줄었다.

반면 외국산 설비투자는 작년 21.1%, 1분기에는 20.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또 국내총생산(GDP)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이후 계속 하락, 올해 1분기 8.9%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8년 8.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올해 제조업의 설비투자 재원중 내부자금 비중은 84.4%(계획치)로 작년의 84.0%에 비해 0.4%포인트 올라갔다.

제조업의 설비투자 재원중 내부자금 비중은 98년 33.6%에서 99년 62.7%로 급격하게 상승한 이후 2000년 74.6%, 2002년 80.1% 등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