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요 디지털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일본과의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23개 주요 제품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7개 품목에서 상위 5위 내 포함되는 등 한국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26일 보도했다. 일본은 디지털카메라,LCD TV 등 10개 품목에서 선두를 유지했지만 상당수 품목에서 한국 등 2위 업체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디지털제품 급성장

삼성전자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플래시메모리는 19.0%로 미국 FASL과 일본 도시바를 앞질렀으며 D램 역시 28.6%의 시장점유율로 미국의 마이크론,독일의 인피니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는 2002년 1위였던 도시바의 시장점유율이 15.6%로 4.9%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는 4.0%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LCD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LG필립스LCD와 같은 16.3%의 점유율을 보이며 3위인 일본 샤프의 11.2%를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는 7개 품목에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으며 그 중 D램을 제외한 6개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PDP패널 부문에서는 삼성SDI가 시장점유율을 10.4%포인트나 높이면서 2위 자리에 올랐다.

PC 부문에서도 1위 자리바꿈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델컴퓨터가 판매 대수 약 5백만대를 늘려 휴렛패커드(HP)를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다.

델은 미국 외 해외시장에서도 직판하는 '델 판매시스템'의 성공에 힘입어 점유율이 전년도보다 1.7%포인트 높아진 16.7%를 기록했다.

◆일본,10개 품목서 정상

일본은 LCD TV,디지털카메라,DVD플레이어,PDP,비디오카메라,태양전지,필름카메라,손목시계구동장치,로봇,산업차량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는 1위부터 5위까지 싹쓸이했다.

DVD플레이어에선 마쓰시타가 선두를 지켰지만 시장점유율은 7.5%포인트나 떨어졌다. 판매 대수는 증가했지만 시장 전체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PDP의 경우 2위인 삼성SDI의 점유율이 8.7%에서 19.1%로 급증,선두인 일본 FHP(24.8%)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요타자동차는 시장 점유율이 11.5%로 치솟아 처음으로 미국의 포드자동차를 누르고 2위 자리에 올라섰다.이번 조사 결과 시장규모가 줄어든 품목은 23개 중 필름카메라와 MRI 등 2개 뿐이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