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시즌이다.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불황이어서 올해는 알뜰 바캉스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속설처럼 집안에 틀어박혀 휴식을 만끽하는 '방콕족'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방콕'을 택하더라도 최소한 용품은 챙겨둬야 한다.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은 말할 나위 없다.

유통업체들도 바캉스 시즌에 맞춰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어 용품 구입하기에 좋은 기회다.

# 해변족

해변에서는 편리하면서도 튀는 패션 연출이 가능하다.

핫팬츠와 미니스커트는 젊은 여성들의 전유물.

수영복 위에 입고 숙소와 해변을 이동하기 좋다.

요즘 나오는 리조트용 옷들은 1백% 폴리에스터 소재로 돼 있어 물에 젖어도 의상의 무게나 실루엣이 변하지 않는다.

가방은 밀짚이나 투명 비치백이 제 격이다.

속이 다 보이는 투명 비치백은 때가 잘 타지 않고 방수 기능도 있어 실용적이다.

햇빛에 마냥 노출되는 해변에서는 선캡이나 모자가 필수적이다.

강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선크림도 발라주는게 좋다.

회사원 임형국씨(33)는 강원도 속초에 콘도를 잡아 놓고도 걱정이다.

세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피서가기가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의 안전이 걱정된다.

임씨는 그러나 지난 주말 할인점 바캉스용품 매장을 둘러본 후 이런 고민들이 사라졌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휴대용 변기는 물론이고 휴대용 모기장, 물놀이 전용 기저귀, 조끼용 튜브 등을 한꺼번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 해외여행족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이경옥씨(29)는 20대 마지막 여름휴가를 다음달 초 해외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친구들과 휴가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이씨는 인터넷 여행동호회를 통해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나름대로 스릴이 있을거라는 판단에서다.

불경기로 다들 알뜰 휴가를 계획하는 점을 감안, 여행지는 가까운 동남아를 선택했다.

돌아다니는 대신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태국의 푸켓이나 괌을 후보지로 일단 올렸다.

4일 상품이 50만~6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비행시간도 4~6시간으로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번주 내내 가슴이 설렐 것 같다.

여행을 함께 떠난 사람들중 행여 '임자'가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방콕족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회사원 강인철씨(45).

중학생인 두 자녀가 방학을 이용, 뒤처진 학과목을 보강하기 위해 영어와 수학 학원에 등록했다.

하루 8시간씩 1주일에 4일간 강행군하는 바람에 산이나 바다로 놀러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꼼짝없이 방에 콕 틀어박혀 지낸다는 '방콕족' 신세가 됐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쌓아 놓고 평소 즐기지 못한 휴식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비디오와 DVD도 빌려와 시원한 거실에서 영화보는 재미도 짭짤하다.

유통업체들도 강씨와 같은 방콕족을 겨냥, 다양한 용품들을 묶어 별도 매장을 만들었다.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용품으로는 게임기가 단연 최고 인기다.

플레이스테이션2, 보드게임기, 젱가(나무토막 쌓기 게임을 하는 도구) 등이 잘 나가는 상품.

독신이라면 할인점에서 파는 레토르트 식품을 미리 사놓고 '방콕'에 대비하는게 좋다.

농심 햅쌀밥, 오뚜기 즉석미역국, 청정원 류산슬 등은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데 안성맞춤이다.

풀무원 물냉면, CJ 함흥냉면도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 등산족

소상태씨와 정윤택씨는 36세 동갑으로 둘 다 노총각이다.

두 사람은 올해 같은 시기에 휴가를 얻어 산을 탈 계획이다.

지리산 백운동을 출발해 장터목 산장에서 1박을 하고 천왕봉을 지나 뱀사골로 내려오는 일정을 짜놓았다.

휴가 계획을 짜자마자 두 사람은 퇴근 후 만나 아웃도어 매장을 찾았다.

넉넉한 산행을 위해 제대로 된 등산용품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맨 먼저 고른 것은 내의류.

배출된 땀이 빨리 마를 수 있도록 투습과 속건 기능이 뛰어나고 보온과 활동성을 보장해 주는 티셔츠와 재킷도 골랐다.

배낭은 실용성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을 샀다.

물통 자일 등의 전용 수납공간을 마련하고 우천에 대비한 레인커버까지 갖춘 배낭이 눈에 띄었다.

이번 산행은 서울 근교처럼 간단하지가 않아 아예 60L짜리 대형 배낭으로 마련했다.

앞으로도 높은 산을 탈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7만원의 거금(?)을 주고 장만했다.

가벼운 산행 때는 필요없던 스틱도 이번에 마련했다.

스틱은 관절과 척추에 가해지는 힘을 약 30% 줄여준다는게 판매원의 설명이었다.

3,4단으로 접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휴대하기도 간편했다.

하루를 꼬박 걸어야 하는 만큼 코펠과 버너도 구입했다.

힘이 달리면 도중에 요리를 해서 배를 채워야 하기 때문.

조리도구 세트는 코펠 프라이팬 접시 컵 등이 한 묶음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버너는 소형으로 장만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