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의 충청권 교두보 확보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이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경제유발 효과 분석 등 정보수집과 기회창출 극대화를 위한 추진부서를 잇따라 충청권에 파견하고 있다. 또 충청권에 발빠르게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대표적인 중견기업들의 '충청행'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월 일찌감치 기존 중부지사관할의 충청권 지점들을 묶어 충청지사로 승격,출범시켰다. 재계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가시화에 따른 거점확보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전자가 충청지사를 출범시킴에 따라 LG전자 등 여타 대기업들도 충청지사 설립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또 LCD 반도체 무선통신 생활가전 등 그룹 4대 주력 중 LCD총괄조직을 아산 탕정으로 이전하기 위해 탕정신도시개발 추진부서 3개팀을 파견했다.

부지매입에서부터 단지조성까지 총괄하는 개발사업팀이 삼성전자 본사인원으로 구성됐고 인프라 그룹과 유틸리티 그룹이 LCD총괄 조직에서 각각 파견돼 상주중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LCD총괄부서의 아산 이전이 대기업 충청권 이전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덕테크노밸리를 개발·조성중인 한화도 지난 4월29일 구조조정본부 인력을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 한화연구소에 파견,상주시키면서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새로운 기업목표 설정과 사업아이템 정보조사 등을 실시했다. 한화는 수도 이전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창출을 이룰 호기로 판단,영향력 분석 등을 통해 각종 사업기회를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종업원이 수백명에 달하는 중견기업들의 충청권 이전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 굴지의 휴대폰 전문기업인 VK가 최근 대전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수도권 소재 대규모 기업 중 최초로 본사를 비롯해 연구소·공장까지 모두 옮겨오는 첫번째 케이스다. 대덕테크노밸리 2단계 산업용지 내 5천평의 부지를 마련한 이 회사는 현재 경기도 평택과 안성 분당 등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VK는 특히 협력업체만 1백70여개에 달해 막대한 고용창출과 함께 지역경제에 많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에는 산자부의 기업지방이전 재정지원계획과 대전시의 기업유치촉진조례에 따라 입지비의 25%와 이전비 3%를 지원받는다. 대덕테크노밸리에는 또 코스닥등록기업인 옌트 등 중견업체들이 이전해올 계획이다.

금융권의 충청권 이전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신용협동조합중앙회가 본점을 대전으로 이전하기로 확정,여타 금융기관들의 충청권 이전에 불을 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공사중인 대전 서구 둔산동의 신협중앙회관건립이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5백여명의 본점 직원들이 모두 대전으로 이전하게 된다.

기업 이전과 함께 대기업 콜센터들도 일찌감치 대전에 둥지를 틀고 영업활동을 펴고 있다. 대전에는 이미 국민은행 삼성카드·캐피탈 LG카드 하나은행 CJ쇼핑몰 한국인포데이타 등 19개에 달하는 대형 금융 및 유통업체 콜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5백∼6백명의 신규고용이 예상되는 수도권 대기업 콜센터가 곧 대전이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