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볼·티 등 골프장비들은 그것을 디자인하는 데 일정한 제한이 있다.

제한을 두지 않고 제조업체 마음대로 장비를 만들게 하면 첨단 기술 및 소재로 무장된 장비들이 속속 출현할 것이 뻔하고,그렇게 되면 선수들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한규정을 지키지 않고 만들어지는 장비는 '비공인 제품'이 돼 공식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장비를 제한하는 주체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골프규칙에 장비제한을 명문화한 조항이 많다.

제한이 가장 많은 것은 드라이버다.

'더 멀리' 날리려는 골퍼들의 한결같은 욕망으로 클럽메이커들이 거리를 늘리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헤드 크기는 4백60cc 이하여야 한다.

두 협회는 여기에 허용오차를 10cc로 했다.

따라서 드라이버는 헤드 크기가 4백70cc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 기준을 초과하면 '불법 용품'이 된다.

길이 제한도 있다.

'퍼터를 제외한 클럽의 전장은 18인치(45.72cm) 이상이어야 하며 48인치(1백21.92cm)를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요컨대 클럽 길이를 늘려 거리증대를 꾀하려는 골퍼들이나 클럽메이커들의 '욕심'에 한계치를 둔 것이다.

클럽페이스의 반발력도 제한대상이다.

이른바 '스프링 효과'를 노린 제품들은 고반발력으로 인해 그렇지 않은 클럽보다 거리가 더 나가게 마련이므로 일정한도까지만 허용된다.

이 효과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COR'(반발계수)가 있는데 현재 USGA는 0.83,R&A는 0.86까지만 허용된다.

그밖에도 클럽헤드의 힐(Heel)에서 토(Toe)까지의 길이는 5인치(12.7cm) 이하,클럽헤드의 솔(Sole:헤드 바닥)에서 크라운(Crown:헤드 윗부분)까지의 길이는 2.8인치(7.112cm) 이하여야 한다.

클럽헤드의 힐∼토의 길이는 페이스∼뒷면까지의 길이보다 더 길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볼에도 여러 가지 제한규정이 있다.

먼저 볼의 무게는 45.93g보다 무겁지 않아야 한다.

또 직경은 1.68인치(4.27cm)보다 작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비행속도도 일정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도 있다.

볼을 '공인볼'보다 더 작고 무겁게 만들거나,초고속으로 날 수 있게 만들어 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를 막으려는 조치다.

티(tee peg)도 제한규정이 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할 때 쓰는 티는 그 높이가 4인치(10.16cm) 이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볼을 치기 위한 목적으로 무릎 높이까지 올라오는 티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얘기다.

또 방향을 가리키거나 볼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게끔 디자인된 것은 사용할 수 없다.

불법 티를 사용하다 발각되면 실격당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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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R이란? ]

클럽헤드의 반발계수를 뜻하는 것으로 "coefficient of restitution"의 약자다.

볼이 클럽페이스에 맞는(클럽헤드가 볼에 접근하는) 속도와 임팩트후 볼이 페이스에서 바운드되는 속도의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스프링 효과"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좀 쉽게 말하면 휘두른 골프클럽이 지닌 운동에너지가 정지해 있는 골프볼에 어느정도 전달됐느냐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보면 된다.

클럽의 에너지가 1백% 전달되면 반발계수는 1이 된다.

COR이 1에 근접할수록 그 클럽은 반발력이 뛰어난 것이고 볼을 멀리 보낼수 있게 된다.

반발계수는 진공상태에서 볼을 1m 높이에서 자유낙하시켰을때 드라이버 페이스에 맞고 튀어오른 볼의 높이를 재 측정한다.

볼이 83cm까지 튀었다면 그 드라이버의 COR는 0.83으로 표시되는 식이다.

USGA와 R&A는 2003년 1월부터 5년동안 이 반발계수를 0.83~0.86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즉 USGA는 2003년부터 아마추어들이라 해도 클럽챔피언전.클럽대항전등 소정의 대회에 나가거나 핸디캡산출을 목적으로 하는 라운드에서는 반발계수 0.83이상의 드라이버를 쓸 수 없도록 했다.

R&A는 아마추어들에겐 2007년까지 반발계수 0.86짜리 드라이버를 쓸 수 있도록 한 대신 프로들에게는 2003년부터 공식대회에서 사용할수 없도록 제한했다.

반발계수 0.83은 클럽과 볼이 1백mph로 만났을때 83mph로 바운드된다는 것을 말한다.

반발계수 0.01은 평균적으로 약 3야드의 거리차이를 가져온다고 한다.

따라서 반발계수 0.86짜리 클럽을 쓰는 골퍼들은 0.83짜리 클럽을 쓰는 골퍼들보다 약 9야드의 거리상 이점이 있다고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