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설팅업체인 쇼스텍그룹은 지난해 삼성전자 노키아 모토로라를 비교한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놨다.

이 회사는 휴대폰 성공요인으로 <>제품혁신 및 디자인 <>가격경쟁력 <>사업자.유통망 지원 등 3가지를 꼽고 이를 기준으로 3대 휴대폰 업체를 비교했다.

결론은 종합경쟁력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다는 것.쇼스텍은 삼성전자의 강점으로 제품혁신과 디자인을 꼽았다.

실제로 제품혁신에 관한한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휴대폰은 1백30여종.

LG전자팬택계열도 각각 1백10여종과 70여종이나 내놓았다.

하루 1개꼴로 신제품을 선보인 셈이다.

반면 세계 1,2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각각 40종과 60종을 내놓는데 그쳤다.

한국 업체들이 제품혁신에서 앞서는 것은 국내시장의 특성과 관계가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주기는 약 1년6개월. 다른 나라의 절반도 안된다. 게다가 첨단 기능에 대한 관심이 커 고기능 휴대폰의 보급 속도가 빠르다. 이런 연유로 한국은'세계 최고의 휴대폰 테스트베드(시험장)'란 말을 듣는다.

한국 업체가 내놓은 휴대폰이 '월드 퍼스트'인 경우는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TV폰(SCH-M220),듀얼폴더 휴대폰(SCH-A2000),동영상 통화 휴대폰(SCH-V330),월드폰(SCH-A790) 등이 대표적이다. 카메라폰과 MP3폰도 삼성에서 처음 나왔다. 2000년에 나온 35만화소폰 SCH-V200과 99년에 출시된 MP3폰 SCH-M210이 바로 그것.

LG전자도 혁신적인 제품을 많이 내놓았다. 무게 1백g 미만의 소형폰 시대를 연 PCS폰(LGP5000F),6만5천컬러 LCD의 컬러폰(CX-300),동기식 IMT2000폰(LG-KH5000) 등이 세계 최초로 LG를 통해 나왔다. 최근 글로벌업체로 부상하고 있는 팬택은 지문인식폰,광학줌 2백만화소폰 등으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국 업체들이 곧 내놓을 위성DMB폰,3D게임폰 등도 아직 세계 어디에서도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이다.

특히 카메라폰에서 한국 업체들의 기술혁신이 돋보인다. 지난해 10월 1백만화소폰을 개발한 한국 빅3 업체들은 지난 6월 2백만화소폰,7월엔 3백만화소폰을 내놓았다. 올해 말까지는 5백만화소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메라폰의 천국인 일본에서는 지난해 말 2백만화소폰,지난 6월 3백만화소폰이 나왔다. 삼성과 팬택은 1백만화소폰을 각각 중국과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키로 했다.

시장조사기업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판매될 휴대폰 6억대 중 카메라폰이 1억7천만대를 차지하고 2009년엔 카메라폰이 전체 휴대폰의 68%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카메라폰 시장을 선점한 한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김행우 상무는 "한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제품은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런 제품들 덕분에 한국의 휴대폰 기술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