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우먼 파워가 거세다.

최근 2∼3년 사이 대졸 여성인력의 유통업계 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수적인 유통업계가 불황에 직면하면서 여성적인 감각과 손길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올 들어 총 1백3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다. 여성은 22명으로 전체의 21.4%를 차지했다.

이는 2002년의 3.7%(3백명 중 11명),작년의 8.3%(96명 중 8명)에 이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롯데백화점만 보면 작년 13.7%(51명 중 7명)에서 올해는 37%(27명 중 10명)로 더욱 급증했다.

신세계도 여성 비중이 2002년 8%에서 작년 14%,올해는 25%로 증가했다.

영국 테스코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삼성테스코도 여성인력이 많다.

대졸 여성 신입사원 비중이 2002년 21.9%에서 작년 28.8%,올해 34.6%로 늘었다.

3명 중 한 명은 여성인 셈이다.

삼성테스코는 연간 4백∼7백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유통업계는 외견상 여직원들이 많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인 매장 판매직원이다.

보수적이고 주말에 쉴 수 없는 분위기로 남성들도 힘들어 해 여성 정규직원 비율은 한 자리 수에 머물렀다.

또 대부분 인테리어나 그래픽,디스플레이 등 전문 직종에 한해 뽑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성인력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신규 채용이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의류와 수예 인테리어 제품 등에서 여성들의 감각이 필요하다고 보고 많이 뽑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측은 "매장에서 계산을 맡던 여성 캐시어(cashier)들을 최근 대거 매장관리 매니저로 전환하는 등 경영진의 마인드도 크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