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거래소시장은 거래대금이 연중최저 수준이고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고 하니 체력이 약해져도 보통 약해진 게 아니다.

지난 4월말에만 해도 930대를 유지했던 종합주가지수가 불과 석달만에 20% 이상 급락하고 무려 80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날아간 것은 증시 주변환경이 워낙 좋지 못한 때문이다.

우선 일본형 장기불황이 닥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올 정도로 경제전망이 흐리다.

게다가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던 외국인 매수세도 최근 크게 약화됐고 개인투자자들마저 지속적으로 증시를 빠져나가 10조원을 웃돌던 고객예탁금이 7조원대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미국증시를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의 기류도 우호적이지 못해 자칫 장기침체에 빠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막해졌다.

상반기중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27조원선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나 감소했다.

특히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4조1천여억원에 그쳐 12월결산 상장사들이 지급한 배당금 7조2천여억원에도 크게 미달했다.

가뜩이나 투자가 부진하기 짝이 없는데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길마저 막히니 기업 투자가 회복될 리 만무하다.

뿐만 아니라 증시침체는 투자자들의 자산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 내수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부작용까지 낳는다.

때문에 경제회복을 위해선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자들과 부동자금이 다시 증시를 찾을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선 주식관련상품,특히 장기투자 상품에 대해선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약 4백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기업자금조달이 원활해지고 이는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자금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관투자가를 육성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기관 비중은 한때 30%를 넘었지만 지금은 1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40∼60%에 이르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기관의 시장버팀목 기능을 회복시키지 않고선 시장 안정을 기대하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연기금 주식투자 활성화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조기에 실행에 옮겨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