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사장(44)은 부인 김미경씨(37)와 함께 순대,냉면을 함께 취급해 재미를 보고 있다.

얼핏보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순대와 냉면은 서로 보완 작용을 한다. 순대는 겨울에 잘 나가고 냉면은 여름에 잘 팔려 계절에 따른 매출 변동 폭을 줄여준다.

이씨,김씨 부부는 원래 순대집으로 시작했다.

8년 전 평택의 5평 점포에서 출발해 적잖은 돈을 번 그는 2002년 서울 강동구 길동 사거리에 30평 점포의 순대집을 차렸다.

음식맛 입소문이 퍼지며 개업 3개월이 지나 장사는 정상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겨울과 여름철 매상에 큰 차이가 나 한계를 느꼈다.

여름만 되면 일 평균 매출이 40만원대 이하로 반토막나곤 했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점포가 커지면서 한철 장사만으로 끌고 가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제2창업'을 결심한 그는 업종 전환까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장비 화평동 왕냉면'을 알게 됐다.

보통 냉면 그릇보다 한 배 반이나 큰 세숫대야 크기의 그릇에 담는다고 해서 일명 '세숫대야 냉면'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였다.

가격도 3천5백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 먹거리로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겨울 전략메뉴로 온면을 내놓아 순대 때문에 계절따라 속앓이를 해온 이 사장으로서는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사장은 여러 가맹점을 방문해 냉면도 먹어보고 점포 분위기도 꼼꼼히 살폈다.

결국 이씨는 왕냉면 가맹점을 열기로 했다.

창업비는 1천만원이 들었다.

20평 기준으로 보통 약 4천만원의 창업비(점포임대비용 제외)가 들지만 기존 순대집을 개·보수해 최대한 절약했다.

이씨는 지난 3월15일 떨리는 심정으로 점포를 재오픈했다.

냉면아이템이 적중한 데다 프랜차이즈사업 메뉴얼이 도입돼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오픈행사로 2천원씩에 할인판매한 덕도 있지만 하루 냉면 판매량이 8백∼1천그릇에 달했다.

냉면의 마진율은 대략 65∼70% 정도. 냉면프랜차이즈의 접목으로 매상도 올리고 40%에 불과했던 점포마진율도 높일 수 있었다.

더위가 찾아오면 40만원을 밑돌던 하루 매출도 1백50만원으로 치솟았다.

가게임대비와 종업원(5명)의 월급,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1천2백만원 정도가 이사장 부부의 순수입이다.

이 사장은 지난 10년간 음식장사를 하면서 "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라"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그래서 주방은 고객이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설계한다.

그는 음식이 서빙된 후부터 가게를 나설 때까지 모든 고객들의 표정을 살핀다.

서비스,음식 등 어느 부문에 불만이 있는지 가려내고 수정하기 위해서다.

불만이 감지된 고객에게는 계산 때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슬쩍 종이쪽지를 내민다.

바로 '1회용 무료시식권'이다.

설혹 서비스 등에 불만이 생겼다가도 이 사장의 수완에 단골이 된 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다.

장비화평동 왕냉면 가맹문의 (02)444-8168 (www.jangbee.co.kr)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