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피서지의 특급호텔은 예년보다 최고 15%까지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는 반면 중저가 관광호텔이나 여관 등은 파리를 날리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값싸게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피서지 인근의 찜질방은 때아닌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파라다이스호텔의 경우 주말에는 방이 꽉 차고 주중에도 객실 이용률이 80∼90%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매출이 최고 15%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를 성수기로 잡았으나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데다 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성수기 기간이 2주일 가량 늘어나고 있다고 호텔 관계자는 말했다.

웨스틴조선호텔도 지난해 7월의 경우 평균 81%의 객실이용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85% 수준으로 4%포인트가량 상승했고, 당초 다음달 15일까지로 설정했던 성수기를 1주일 가량 연장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메리어트호텔의 경우 다음달 중순까지는 주말 객실 예약률이 1백%를 기록하고 있고 주중에도 70∼80%를 나타내 예년보다 5%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반면 해운대해수욕장과 근접거리에 있는 관광호텔과 모텔은 고객이 줄어들고 있다.

해운대 R호텔은 평균 객실이용률이 70%로 지난해보다 20%포인트나 줄었다.

K모텔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정도 감소했다.

대한숙박업협회 관계자는 "IMF 사태때도 여름철에 여관업계가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다"면서 "불경기로 얼어붙은 경기한파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하루 숙박비가 2만∼3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해변가 민박촌에는 빈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4천∼5천원이면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찜질방을 찾는 알뜰 피서객이 급증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는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N찜질방은 오후 5시 이후에는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