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증권시장은 올 1월 스타지수를 개발,의욕적으로 출범시켰다.

지수도 종합주가지수처럼 세 자리로 바꿨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26일 현재 스타지수의 현 주소는 당초 기대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스타지수의 하락폭(27.8%)은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폭(23.1%)을 오히려 웃돌았다.

상승장에서는 반대다.

코스닥이 연중 최고점에 달했던 4월26일까지의 스타지수 상승률은 7.0%로 코스닥지수 상승률인 9.6%에 못미친다.

스타 종목들이 오히려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된 셈이다.

◆'버팀목'이 없다

증권전문가들은 코스닥 약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주가를 받쳐줄 진정한 '스타'종목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경기침체 등에 따른 시장 약세는 어쩔 수 없지만,더 큰 문제는 약세를 이겨낼 구원투수가 없다는 점"이라며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KTF 기업은행 SBS 등이 잇따라 거래소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의 안정성과 대표성이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인터넷과 휴대폰 LCD 관련 등 소수업종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관련 업종의 업황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심하기 때문이다.

주요 업종이 삼성전자LG전자 납품업체란 점도 성장의 한계다.

반면 투자를 가로막는 할인요인은 증가 추세다.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홍보성 공시들이 난무한 게 그것이다.

대규모 수출계약이나 합병 등을 번복하는가 하면 M&A공시의 경우 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급등했다 급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정보가 공시 이전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시중에 유포된 기업 관련 루머의 90% 이상이 사실로 판명된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분석이다.

거래소에 비해 30% 이상 많은 수치다.

공정공시 제도 역시 각 기업의 홍보도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있다.

◆우량종목 키워라

KTF 남중수 대표는 코스닥을 떠난 이유와 관련,"외국계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에 있으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작년 7월 벤처기업 최초로 거래소에 직상장했던 유엔젤의 최충렬 대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을 대할 때 거래소기업이냐 코스닥기업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아직도 코스닥시장의 신뢰성에 의혹을 갖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진정한 스타종목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뉴욕증권거래소 상위종목을 능가하는 초우량 업체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 중에도 세계적인 기술력과 잠재력을 지닌 우량종목들이 많다"며 "이들 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우수 장외기업의 등록과 불량기업의 퇴출을 유도해 시장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