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검찰 개혁' 카드로 발탁됐던 강금실 법무장관이 재임 1년5개월 만에 전격 교체되자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 전 장관이 인사문제 등을 놓고 검찰과 여러차례 갈등을 빚기는 했지만 경질할 만큼 심각한 갈등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강 장관이) 쉬고 싶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적은 가끔 있지만 심각하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보인 적은 없었다"며 "뜻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 동안 검찰개혁의 틀을 다지는 등 강 전 장관의 '성과'도 적지않은 데다, 개혁의 후속작업도 강력히 진행중이었다는 점에서 중도탈락을 아쉬워하는 반응이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강 장관이 재임 초기 검찰조직에 적응하는데 갈등도 겪었지만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조직을 장악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된 배경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일각에선 그 동안 검찰개혁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놓고 강 전 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 간 연출된 '불편한 관계' 등을 감안하면 이번 교체는 문책성 인사의 성격이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검찰인사는 물론 검찰의 감찰권 이양,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 촛불집회 체포영장 사전보고 누락, 송두율 교수 처리 등 주요 현안이 등장했을 때마다 검찰과 대립하며 재임기간 내내 긴장관계를 유지해 왔던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과 친화적인 인물을 내세운 것을 보면 '안정적 개혁완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승규 신임 법무장관은 송광수 총장보다 1기수 위인 선배인 데다, 검찰조직 내에서의 신망도 두터워 '완충작용'과 '조직장악' 역할을 한꺼번에 맡기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