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단 시일내 수출 1천만대를 돌파한 것은 정몽구 회장이 사활을 걸고 품질 혁신을 주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 99년초 현대차 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의 차를 만들면 해외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며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에 과감히 투자했다.

현대차가 디자인 및 개발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는 이유도 세계 무대에서 최상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동진 부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현대차의 수출 호조는 지난 99년 정몽구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품질 향상을 강조한 덕분"이라며 "품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올해와 같은 내수부진 상황에서 울산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품질 보증을 내걸고 판매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품질 경영 철학에서 나온 자신감의 산물이다.

정 회장은 최고 품질의 차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 임직원에 집요하게 강조한다.

품질만 받쳐 주면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격전장에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의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관심은 해외 사업장을 꼼꼼히 챙기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해외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기 전에 현장을 반드시 둘러 본다.

지난 6월 미국 앨라바마 공장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둘러 생산하는 것보다 완벽한 차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생산 현장에 심는다.

정 회장의 이같은 현장 철학에 따라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9개월 동안 시험 생산을 한 이후, 내년 3월부터 EF쏘나타 후속 모델을 양산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품질과 함께 해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데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서비스망을 갖춘 대형 딜러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해외 현지 딜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들어 정 회장은 현지 딜러들의 의견을 감안해 지역별 전략 차종을 개발, 해외 사업을 강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