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크게 떨어져있지만 주식을 사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세계증시가 기업의 성장성 둔화를 반영,저PER(주가수익비율)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28일 '세계 증시 저PER 시대로 진입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익 대비 주가 수준(PER)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뜸한 최근 현상은 국내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거래소시장의 PER는 5.8배,삼성전자 PER는 5.1배 수준으로 지난 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증권사 박경일 연구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 PER도 하락 추세에 있는 등 저PER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미국 다우지수 PER는 현재 17배로 지난 4년 동안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미국 주가도 싸졌지만 거래 부진 등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등 한국증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낮은 생산성을 의미하는 저금리,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달러 약세,갈수록 불어나는 에너지 비용 등은 기업의 성장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란 믿음에 회의를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99∼2000년 정보기술(IT)경기 버블 영향으로 20∼30배 수준의 높은 PER를 유지했던 구(舊)경제 업종 중심의 다우지수 PER는 과거 수준(10∼20배)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PER 조정이 나타나면 국내 증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저PER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