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회사들과 유통서비스업체들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곳곳에서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신용카드회사들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유통서비스업체들은 소비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카드회사들이 자기들의 경영부실 책임까지 떠넘기려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슈퍼마켓 숙박 음식업 단체들이 연합회를 구성, 집단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맹점 수수료 인상 문제를 둘러싼 양측간 마찰은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 KB 등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1백% 가까이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달 들어 가맹점들과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모든 가맹점들과 수수료 인상 협상에 들어간 것은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지난 9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카드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수료를 현실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재까지 수수료 인상에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비씨카드로 음식업중앙회 회원 1천3백여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매출의 2.7%에서 5%로 올리는 등 총 1만3천개 가맹점의 수수료를 2.7∼4.5%에서 5%로 인상했다.


또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에 대해 1.5%인 수수료율을 최고 2%로 올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카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개사와 CGV 등 극장의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0~2.5%로, 또 5개 홈쇼핑사들과 수수료율을 0.1∼1%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신한카드도 현대·기아차의 수수료율을 1.8%에서 2%로 올리기로 했으며 인터파크 옥션 등 40여개 인터넷 쇼핑몰과도 2%에서 2.6%로 올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카드회사들은 수수료 절대액을 감안해 요율 인상폭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업 슈퍼마켓 음식업 자동차정비업 등 소상인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장규호ㆍ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