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정보통신 가전 등 수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하반기 제조업 경기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는 하반기 들어 내수가 성장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출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가 28일 발표한 '하반기 주요 업종별 경기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등 11개 주요 업종의 하반기 경기는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상반기에 이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중국의 긴축정책, 고(高)유가, 국내 건설경기 위축 등과 연관성이 큰 철강 석유화학 섬유 시멘트 업종은 경기 부진이 여전할 것으로 보여 제조업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 반도체 무역흑자 전환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D램 플래시메모리 등의 수요 증가로 작년 하반기보다 25% 증가한 1백41억3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인 18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 무역수지는 올해 20억달러 흑자를 기록, 지난 2001년 이후 3년만에 흑자구조로 돌아설 전망이다.

하반기중 반도체 내수와 생산도 디지털가전 모바일통신기기 생산 증가와 맞물려 각각 8.6%, 20.6%씩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 업종은 IT(정보기술)경기 회복과 무선통신기기 교체로 인한 수요 증가 등으로, 가전은 디지털TV 수요 확대와 아테네올림픽 특수 등으로 수출규모가 작년 하반기보다 각각 32.4%, 19.1%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 자동차 내수 회복 기대

지난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25.6%)을 기록했던 자동차 내수는 하반기 신차 효과 등으로 인해 상승세(11.7%)로 돌아설 전망이다.

그러나 상반기 내수 판매량이 워낙 부진해 올해 전체 내수 판매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작년(1백31만대)보다도 9% 더 감소한 1백2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자동차 수출은 수출차종 다양화와 수출단가 상승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3.3% 증가한 9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올해 반도체와 함께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 2백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 업종은 대형 해양플랜트와 LNG운반선 수주 감소로 하반기 수출이 2.8% 감소한 48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 제조업 양극화 우려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는 주요 시장인 선진국들의 수입규제 강화와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생산과 내수 증가율이 3%를 밑도는 부진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철강(-1.7%)과 시멘트(-2.9%) 내수는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섬유는 채산성 악화로 인한 범용제품 감소와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저가제품 유입으로 생산(-3.2%)과 내수(-5.1%)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출 주력업종과 달리 국내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철강 시멘트 산업은 침체를 면치 못하는 등 제조업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국내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정책대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