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다시 중국이다.'


약세장이다.


거래는 줄어들고, 주가는 맥이 풀린 듯이 보인다.


그러나 언 땅을 뚫고 올라오며 봄을 준비하는 새싹처럼, 무기력증을 떨쳐버리는 종목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선봉에 선게 바로 중국관련주다.


중국관련주는 작년과 올초 IT주와 함께 한국증시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이 시작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차이나 쇼크'는 때마침 함께 터진 미국의 금리인상, 유가 급등의 악재와 더불어 잘나가던 한국증시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중국의 경기과열이 진정국면에 들어서며 이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관련주가 또 다시 국내증시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포스코 LG화학 한진해운 등 중국민감주들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게 이를 보여준다.


포스코는 약세장에서도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중국관련주에선 약세장의 기운을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관련주로 주목을 받는 업종은 철강 화학 해운 기계 조선 등 소위 말하는 소재주다.


대부분 중국의 핵심산업이기도 하다.


중국 선전증시에서 7월중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광업이다.


방송 운송 금속 석유화학 등이 뒤를 이었다.


석탄과 철을 생산해 운송하고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업종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철강 화학 해운 기계 등의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중국경기가 극도의 침체로 떨어지지 않는 한 이들 업종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전세계 증시에서 소재주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원자재 주요 수출지역인 호주 칠레 페루 등의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원자재 수출비중이 높은 호주의 AS30지수는 최근 급반등세를 보이며 저점보다 7.8% 올랐고, 브라질의 보베스타지수는 27.5% 급등했다"며 "세계 원자재시장의 물동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의 유동물량이 급증하면서 해운운임지수도 급등세로 전환됐다.


업종별로는 철강업종이 가장 눈에 띈다.


중국의 산업투자가 위축되지 않아서다.


중국의 철강유통가격은 5월말을 저점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냉연코일은 지난 6월말 t당 5백20달러에 머물렀지만, 7월 첫째주 5백50달러, 최근에는 5백70달러까지 치솟았다.


열연코일도 최근 t당 4백40달러로 이달초보다 20달러 올랐다.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도 각각 지난 4월말과 5월말에 비해 t당 1백49달러, 90달러 올랐다.


미래에셋 이정호팀장은 "지난 4월과 5월 급등했던 원자재가격은 헤지펀드들이 빠져나가면서 급락했지만 최근에는 실수요가 늘며 오르고 있다"며 "당분간 철강가격의 강력한 하방경직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많다.


중국관련주가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국내증시 전체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게 부담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장세에서 중국관련주처럼 확실한 투자대안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주가가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데다 상승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다.


삼성증권 오현석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소재주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중국관련주의 상승세가 일회성 반등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보기술(IT)주를 대신할 확실한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